소설 『Sector31』

제5화망치와 폭탄

D가 말한 임무 구역에는 어제 처음 들어갔다. 본선을 치른 직후였다.

본선은 한 발로 끝났다. 도달률은 98%. 처음 쐈을 때와 같았고, 소리가 떠오르기까지 걸린 시간은 조금 짧아졌다.

기계음이 내 이름을 불렀고, 벽 쪽에 서 있던 사람들 사이에서 낮은 소리가 났다.

D가 발판 아래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끝났어요. 여기서 할 일은."

"여기서요?"

"포격은 임무를 맡을 사람을 고르는 과정이에요. 어디로 갈지 보여 드릴게요."

D는 나를 데리고 포격장을 나섰다. 생활 구역으로 돌아가는 갈림길을 지나, 평소에는 닫혀 있던 격벽 앞에 멈췄다. 문 옆에 작은 글씨로 임무 구역이라고 적혀 있었다.

D가 손을 대자 격벽이 열렸다. 안쪽 복도 끝에서 계단이 아래로 이어졌다.

"선발된 사람들은 여기서 임무를 준비해요."

나는 익숙한 포격장 쪽을 한 번 돌아보고 계단을 내려갔다.

내려간 곳은 좁은 방이었다.

벽 하나가 통째로 화면이었고, 화면에는 둥근 단면도가 떠 있었다. 껍질부터 중심까지 서른한 개의 층. 층과 층 사이에 가는 선이 그어져 있었고, 가장 안쪽의 작은 원만 붉었다.

방 가운데에는 테이블이 있었다. 그 위에 두 가지가 놓여 있었다.

손잡이가 짧은 망치 하나. 검은 폭탄 하나.

D가 단면도 앞에 섰다.

"이 별의 지하에는 서른한 층이 있어요. 이름은 조각으로 나뉘어 각 층의 돌에 담겨 있고요."

"돌이요."

"그 돌을 깨면 이름 조각이 머릿속에 새겨져요. 모두 모아서 지하 31층의 마지막 방까지 가야 해요. 별의 심장이 있는 곳이에요. 거기서 온전한 이름을 부르면 별이 다시 살아나요."

"그럼 포격은 뭐였죠."

"조각을 다 모아도 부를 힘이 없으면 소용없어요. 이름이 얼마나 온전히 닿는지를 본 거예요."

나는 단면도를 봤다. 붉은 원은 아주 작았다.

"이 별의 지하에는 몇 명이나 내려갔죠."

"서른 명."

"돌아온 사람은요."

D는 대답 대신 화면을 바꿨다.

글자가 한 줄씩 올라왔다. 오래된 기록 같았다.

▸ 복원층 연결 완료

▸ 이름 조각이 새겨졌습니다

▸ 복원층 연결 완료

▸ 이름 조각이 새겨졌습니다

▸ 이름을 부르기까지 1층 남음

거기서 끝났다.

"T71이에요. 마지막 기록."

"그다음은요."

"없어요. 기록은 거기까지예요."

나는 단면도의 계단들을 따라 눈을 움직였다.

"먼저 간 사람들이 길은 열어 놨겠네요."

"남아 있는 길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부서진 돌이 다시 뭉치고, 밀어 놓은 돌이나 바닥 장치도 조금씩 제자리로 돌아가요."

"전부 처음처럼요?"

"한꺼번에는 아니에요. 아직 열린 곳도 있고, 다시 막힌 곳도 있을 거예요. 직접 살펴야 해요."

천장의 조명이 치직, 하고 깜빡였다. 화면은 깜빡이지 않았다.

D가 화면을 다시 바꿨다. 이번에는 글자가 아니라 소리였다.

지직거리는 잡음 사이로 사람 목소리가 들렸다. 누군가 같은 말을 몇 번이고 다시 시작하고 있었다.

"여기는……. 여기는……. 여기……."

그 뒤가 없었다. 몇 번을 다시 시작해도 뒤가 없었다.

"별의 표면이에요. 지금."

D가 말했다.

"자기가 어디 사는지 말하려는 거예요. 지명은 오래전에 사라졌어요. 지금은 서로의 이름을 잊는 중이에요. 그다음은 자기 자신이에요."

"얼마나 남았죠."

"모르겠어요. 아는 건 하나예요. 다음 사람을 뽑아서 연습시킬 시간은 없다는 것."

목소리는 여전히 "여기는"을 반복하고 있었다. D가 소리를 껐다. 방은 조용해졌는데도 한동안 그 소리가 남아 있는 것 같았다.

"돌을 깨는 방법은 셋이에요."

D가 테이블 앞으로 왔다.

"맨손. 망치. 폭탄."

D가 빈 손바닥을 펴 보인 뒤 망치와 폭탄을 차례로 짚었다.

"돌에 손을 대고 감응해서, 돌이 스스로 사라지게 하는 사람. 원하는 자리를 정확히 노려서 부수는 사람. 한 번의 일격으로 주위를 통째로 날리는 사람."

D가 검은 폭탄을 내 앞으로 밀었다.

"이번에 새로 만든 거예요."

"당신에게는 폭탄을 맡기려고 해요."

"왜죠."

"힘이 올라오기까지는 오래 걸리지만, 한 번에 크게 보낼 수 있어요. 폭탄도 그렇게 써요. 충분히 모일 때까지 기다렸다가 한 번에 내보내는 거예요."

폭탄을 들었다. 무거웠다.

이 우주선에서 무게가 느껴지는 물건은 처음이었다.

우주복은 꺼내 입어도 가벼웠고, 큐브는 손끝에 올릴 만큼 작았다. 이건 두 팔에 힘을 줘야 가슴까지 들 수 있었다.

계단 쪽에서 발소리가 났다.

"아니, 저요? 저 37인데요?"

우주복을 입은 사람이 계단을 내려오다 D를 발견하고 걸음을 멈췄다. 본선 때 벽 쪽에서 손을 흔들던 사람이었다.

"불렀으니 놀랐겠죠. 하지만 37퍼센트를 서른 번 연속으로 맞춘 사람은 당신뿐이에요."

D가 말했다.

"그거 칭찬이에요?"

"사실이에요."

"근데 여긴 뭐 하는 데예요?"

"임무를 준비하는 곳이에요. 당신에게는 망치를 맡기고 싶어요."

D가 테이블 위의 망치를 그 사람에게 내밀었다.

그 사람의 미간이 잠깐 찌푸려졌다. 그래도 망치는 받아 들었다.

"……저 이거 안 한다고 하면요?"

D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 사람도 더 묻지 않았다. 망치를 내려놓지도 않았다.

"준비할 시간이 많지는 않아요. 우선 내일부터 연습실에서 써 보세요. 테이블 뒤 문으로 나가면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어요."

D는 그렇게 말하고 계단을 올라갔다. 발소리는 없었다.

둘만 남았다.

나는 D에게 들은 이야기를 짧게 옮겼다. 이름 조각과 서른한 층, 그리고 마지막 방에 대해서.

그 사람은 망치를 든 채로 나를 봤다. 입을 삐쭉 내밀었다.

"T17이야. 넌 T956이고. 알아. 벽에서 봤어."

"……네."

T17은 손에 든 망치를 내려다봤다가, D가 올라간 계단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잠깐. 너 내려갈 때 나도 같이 가라는 거야?"

"그런 것 같아요."

"나는 예선도 못 붙었는데."

T17이 벽의 화면 앞으로 갔다. 바깥쪽 층부터 안쪽으로 시선을 옮기다가, 작은 붉은 원에서 멈췄다.

"……서른한 층이라고 했지?"

"네."

T17은 한동안 화면을 보고 있었다.

나는 폭탄을 다시 들어 봤다. 여전히 무거웠다.

그게 이상하게 마음에 들었다.

이 이야기 속 별을 게임에서도 내려갈 수 있습니다.
『Sector31』은 2026년 겨울 출시 예정인 퍼즐 전략 게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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