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화633킬로칼로리
우주선에서 몇 번이나 아침을 맞았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았다. 그래도 잠에서 깨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알았다.
유리 덮개가 위로 열렸다. 캡슐의 등받이에서 바람이 나와 맨살을 밀었다. 눈을 뜨고 몸을 일으켜, 캡슐 밖으로 발을 내렸다.
언제 잠들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았다.
자는 동안 같은 장면을 여러 번 본 것 같았다. 무엇이었는지 떠올리려 하자 아무것도 잡히지 않았다. 눈을 뜰 때마다 그랬다.
나는 잠시 앉아 있다가 일어났다. 캡슐 맞은편 화면은 꺼져 있었다. 그 옆의 스위치를 눌렀다.
"T956. 열량 633킬로칼로리. 비타민 D 15㎍. 제조 완료."
화면 아래의 작은 문이 올라가고 받침대가 밀려 나왔다. 손가락 두 마디만 한 검은 큐브가 놓여 있었다.
입에 넣자 마른 덩어리가 침에 닿아 부서졌다. 짠맛 끝에 쇠를 핥은 듯한 맛이 조금 남았다. 옆에 놓인 컵을 들어 물과 함께 삼켰다.
벽면의 옷장을 열자 세척된 우주복이 걸려 있었다. 두꺼워 보였지만, 꺼내 들면 거의 무게가 느껴지지 않았다.
다리를 넣고 소매에 팔을 끼웠다. 옷이 어깨와 손목에 맞춰 조금씩 조여 왔다.
이제 포격장으로 가면 됐다.
그렇게 생각하다가 옷깃을 여미던 손을 멈췄다. 어제 D가 오늘은 일정이 다르다고 했다. 무슨 일정이었는지는 바로 떠오르지 않았다.
그때 화면이 켜지고 D의 얼굴이 나타났다.
"수면 중 신체 이상은 없었어요. 기분은 어떤가요?"
D의 얼굴 옆에 내 신체 상태를 나타내는 파란 막대와 숫자들이 떠 있었다.
신체 기능 98.45%. 시냅스 결합 정상. 상재균 정상 범위. 생체 점수 99.
나는 화면의 숫자를 보고 대답했다.
"괜찮은 것 같아요."
D가 옅게 웃었다.
"어제 말씀드렸죠. 오늘부터는 포격 연습 대신, 별을 살리는 임무를 위한 연습을 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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